종종걸음
50대 중반의 시간은 재충전을 하기에는 뭔가 아쉬운 나이이고, 필드에서 뛰기에는 건강에 문제가 생기는 나이입니다.
지난 해 여름 폭염을 견디며 두문불출하며 보낸 인고의 시간은 재충전과 인생의 뒤안길 사이 어디쯤에서 관찰자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기에 충분한 시간이었습니다.
미국의 심리학자 알렉산드라 호로비치는 "새로운 길을 발견하고 싶다면 어제 걸었던 길을 다시 걸어라"고 그의 책 <관찰의 인문학>에서 말합니다.
우리 교회에는 ‘종종걸음’이라는 동호회도 있던데 우리가 걷는 길 뿐 아니라, 인생의 뒤안길도 마찬가지가 아닌가 싶습니다.
나이만 달라졌을 뿐 우리는 여전히 나에게만 주어진 시간이라는 공간 속에서 또 다른 길을 찾아 걷고 있지 않나요.
과거와 현재라는 시간과 공간이 분리되지 않았을뿐 삶은 늘 반복적인 선택의 경계선에서 결정됩니다.
무슨 말인가 하면 물리학자 카를로 로벨리가 말하는 양자역학의 t라는 시간은 거의 모든 값들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왜냐하면 시간은 연속적으로 존재하지 않으며 입자성, 즉 입자적 공간 속에서 불확정성의 원리로 활발히 작동하고 있기 때문이죠.
이 말은 짧은 우리의 삶으로 치환해 봐도 다르지 않습니다.
매 순간 살았었던 삶의 순간에 대해 시간의 합은 플러스 값이 아니라, 언제나 제로니까요.
문제는 동력이라는 변수가 핵심이기는 하지만, 다양한 변수를 빼면 원칙은 똑같습니다.
관찰자는 지혜롭게 변수들을 이겨내면서 살아내는 에너지를 찾는 기술자를 말합니다. 만약 이런 기술만 습득할 수 있다면 움직이지 않으면서도 세상을 설계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말입니다.
이런 주장이 몽상이 안되려면 실천을 통해 뭔가 결과를 만들어 내야 하는데, 다행히 관찰자의 지혜는 이 사실을 깨닫는 순간 부터 시작이 됩니다.
우리의 뇌는 인식하는 순간 벌써 활동하기 때문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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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 묵상 :
개역개정 창세기 1장
1.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니라
2. 땅이 혼돈하고 공허하며 흑암이 깊음 위에 있고 하나님의 영은 수면 위에 운행하시니라
3. 하나님이 이르시되 빛이 있으라 하시니 빛이 있었고
4. 빛이 하나님이 보시기에 좋았더라 하나님이 빛과 어둠을 나누사
5. 하나님이 빛을 낮이라 부르시고 어둠을 밤이라 부르시니라 저녁이 되고 아침이 되니 이는 첫째 날이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