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사들의 부엌
스페인 프라도 미술관에 소장되어 있는 그림 중에 그리스도교에서 성화聖化적 삶을 위해 강조한 겸손과 성실함을 잘 나타내는 작품이 있습니다.
17세기 스페인의 바로크 미술을 대표하는 화가 바르톨로메 에스테반 무리요 Bartolomé Esteban Murillo, 1617–1682의 작품 '천사들의 부엌 The Angels' Kitchen'입니다.

이 시대의 스페인은 네덜란드의 독립과 영국 함대에 의한 스페인 무적 함대의 참패 등으로 스페인의 황금시대가 저물어가던 때 스페인의 안달루시아 지방의 주도인 세비야에서 활동했던 작가의 작품입니다.
특별히 이 그림은 세비야 프렌체스코 수도원 중앙 정원 클로이스터 벽에 장식하기 위해 제작된 12개의 그림 연작 중 하나입니다.
이 그림에는 전설이 있습니다.
성 로렌조 수사는 가난한 수도승으로 수도원에 들어갔으나 그에게 주어진 역할은 '부엌떼기' 일을 맡게 되었습니다.
그는 부엌에서 수도원의 수사들을 위해 밥짓는 일을 매우 정성을 다해 수행했다고 합니다.
그런 그가 밥짓는 일 외에 가장 열심히 했던 것이 있었는데 하느님께 기도를 올리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기도하다가 밥짓는 시간이 지나 버렸고, 깜짝 놀라 부엌으로 달려간 수사 앞에는 진귀한 장면이 연출되고 있었습니다.
천사들이 부엌에서 대신 밥을 짓고 있었습니다.
이 그림은 그 장면을 묘사하였고 로렌조 수사는 그림의 가운데에서 공중 부양되어 환시의 경계에 들어간 상황을 그리고 있습니다. 그림 왼편에는 수도원장과 귀족들이 환시 중에 있는 로렌즈 수사를 발견하고는 깜짝 놀라는 장면입니다.
이 그림이 우리에게 전달해 주고자 하는 의미는 작은 일이라도 진심으로 행하면 그것은 신성한 일이 될 수 있다는 진리입니다. 우리가 하느님의 은총을 늘 기대하면서 기도하지만, 실제로 하느님의 기도 응답은 평범한 순간과 평범한 장소에서 이루어진다는 것도 알게 해 줍니다.
성 로렌조 수사의 단순한 부엌떼기의 겸손한 자세가 필요한 시대를 우리는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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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 묵상
개역개정 빌립보서 4장
4. ○주 안에서 항상 기뻐하라 내가 다시 말하노니 기뻐하라
5. 너희 관용을 모든 사람에게 알게 하라 주께서 가까우시니라
6. 아무 것도 염려하지 말고 다만 모든 일에 기도와 간구로, 너희 구할 것을 감사함으로 하나님께 아뢰라
7. 그리하면 모든 지각에 뛰어난 하나님의 평강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너희 마음과 생각을 지키시리라
8. ○끝으로 형제들아 무엇에든지 참되며 무엇에든지 경건하며 무엇에든지 옳으며 무엇에든지 정결하며 무엇에든지 사랑 받을 만하며 무엇에든지 칭찬 받을 만하며 무슨 덕이 있든지 무슨 기림이 있든지 이것들을 생각하라
9. 너희는 내게 배우고 받고 듣고 본 바를 행하라 그리하면 평강의 하나님이 너희와 함께 계시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