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편견의 우상

corsicastar 2025. 3. 8. 09:59

편견의 우상이 존재하나요. 누가 묻는다면 나는 편견의 대마왕이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인간의 편견은 우리 자신을 불행하게 하는 원인이기도 합니다. 
한국인이 불행지수가 높은 이유 중에 큰 원인은 남과 비교하는 비율이 다른 나라 사람들보다 더 높은데 있습니다. 
'세계행복보고서 2023'을 보면 유엔 산하 '지속가능발전해법네트워크 Sustainable Development Solutions Network'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인의 행복지수는 137개국 중 57위를 기록하였습니다. 이는 OECD 38개국 중 35위로, 최하위권에 속합니다. 가장 큰 이유는 한국인의 '눈치문화' 때문이고, 이 눈치문화는 집단문화를 중시하는 고유의 특성에서 발현되었는데, 이는 개인의 자유로운 선택과 표현을 제한하는 요인이 됩니다. 
 
영국 옥스퍼드에서 박사가 된 후 작가로 활동하는 알랭드 보통은 말합니다.
우리가 고통을 받고 사는 이유 중에 하나는 우리 주변에 속물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속물이란 누구든지 작은 일을 가지고 다른 사람의 사람됨과 인격을 정의해 버리는 행위를 하는 사람을 일컫습니다.
속물적 태도로 주로 우리가 타인에게 관심 있는 질문을 하는 유형에는 "직업이 뭐예요?", 또는 "학교는 어디를 나오셨어요?" 등입니다.  
사람들은 우리가 어떻게 대답하는가에 따라서 크게 환영하거나 기뻐하기도 하지만, 반대로 적당히 시계를 보면서 사라지기 위한 구실을 찾기도 합니다. 성 아우구스티누스는 “그의 직업으로 사람을 평가하는 것은 죄이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뿐만이 아닙니다. 속물근성에는 물질적인 소유의 개념이 크게 한몫을 합니다.
가난한 사람은 상대적으로 가진 것이 적기 때문에 자격지심을 갖게 되고, 부자는 모두가 그렇지는 않지만 부자들끼리만 어울리려는 성향이 나타납니다. 그 이유도 납득은 갑니다. 불편하기 싫어서 이기도 하고, 자신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부자들의 경우에는 시간을 애써 낭비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기도 할 겁니다. 
편견의 우상이 얼마나 인간의 가능성을 제한하는지, 잘 알려주는 일화가 있습니다. 
고대古代 천문학을 대표하는 프톨레마이오스의 목록에는 별의 숫자가 2.022개라고 표기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망원경이 생긴 이후에 우리는 무수히 많은 별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자기의 관찰과 업적과 기술이 최고라고 단정斷定 짓는 것은 인간의 가능성을 막아버린다고 '블레즈 파스칼 Blaise Pascal'은 그의 책  『팡세 Pensées』 은 말했습니다. 

예수께서는 "요한이 와서 먹지도 않고 마시지도 아니하매 그들이 말하기를 귀신이 들렸다 하더니, 인자는 와서 먹고 마시매 말하기를 보라 먹기를 탐하고 포도주를 즐기는 사람이요 세리와 죄인의 친구로다 하니 지혜는 그 행한 일로 인하여 옳다 함을 얻으니라"(마태복음 11장 18~19절).
 
사람들의 편견은 심지어 변덕스럽고, 관종적이며 부정적이어서 생명을 살리는 데 사용되기보다는 생명을 죽일 수 있는 칼로 사용됩니다. 정신의학적으로 편견이 발생하는 이유는 '귀인 오류 Attribution Error'로 타인의 행동을 성격 탓으로 돌리지만, 자신의 행동은 상황 탓으로 돌리는 경향성으로 생기고, 또한 '후광 효과 Halo Effect'로 어떤 사람의 특정한 특성이 전체적인 판단에 영향을 주는 오류가 발동하여 생깁니다. 그 외에도 '손실 회피 Loss Aversion'가 있는데 같은 가치를 가진 이익과 손실 중, 손실을 더 크게 느끼는 심리적 작용과 ' 확증 편향 Confirmation Bias', 즉 자신이 이미 믿고 있는 정보만 받아들이고, 반대되는 정보는 무시하는 경향성 때문입니다.
그리스도인으로서 사람과 사람이 살아가는 방식을 비교하고, 고집스럽게 편견에 사로잡혀서 판단하는 것은 지양해야 하는 것이며 그야말로 질병 중에 큰 질병임을 자각해야 합니다. 
피카소의 그림은 나는 ‘경계선상의 하모니’라고 표현하고 싶습니다. 보통은 그의 그림이 난해하다는 해석에 따라 추상적이라고 하지만, 그의 그림은 평면적이지 않으며 다양한 각도에서 본 것을 하나의 입체성에 담아내기 때문에 복합적 해석이 가능합니다.
피카소처럼 사물을 해석하기 위해서는 우리는 사람이 가질 수 있는 이해의 폭을 한껏 확장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늘 깨어 있는 신앙이 필요한데, 각자의 성정이 다름으로 하느님의 성령의 힘을 의지하는 방법밖에는 다른 처방이 있을까 싶습니다.  
 
++
말씀 묵상
개역개정 누가복음 4장

18. 주의 성령이 내게 임하셨으니 이는 가난한 자에게 복음을 전하게 하시려고 내게 기름을 부으시고 나를 보내사 포로 된 자에게 자유를, 눈먼 자에게 다시 보게 함을 전파하며 눌린 자를 자유롭게 하고
19. 주의 은혜의 해를 전파하게 하려 하심이라 하였더라
20. 책을 덮어 그 맡은 자에게 주시고 앉으시니 회당에 있는 자들이 다 주목하여 보더라
21. 이에 예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시되 이 글이 오늘 너희 귀에 응하였느니라 하시니
 

Pablo Picasso, <피카소와 일곱 뮤즈들> :
피카소의 예술적 열정과 상상력을 발현시켰던 일곱 명의 여인들 초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