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넘게 농촌 목회를 하신 목사님이 하신 말씀이 하필 오늘 인천 끝트머리까지 가는 지하철에서 생각이
나는 이유를 모르겠다.
“농사는 농부가 짓는 게 아니라, 바람이 짓는 겁니다.”
그 이유를 옥수수의 꽃대는 옥수수대 제일 위에 피는데, 이게 올라오면 암꽃인 우리가 알고 있는 옥수수수염이 나옵니다. 수염이 꽃인 셈입니다.
바람이 없으면 수꽃에서 나오는 송홧가루가 암꽃에 수정을 할 수 없습니다.
바람이 나려다 주는 꽃가루 때문에 옥수수 알갱이 열매를 맺는다는 겁니다.
바람이 없이는 세상의 모든 열매는 없다는 말이지요.
메마른 시대, 잔인한 세대, 부끄러움을 모르는 양심들 속에서 우리는 각자도생 하는 것처럼 삽니다.
하지만 예수는, 성령 하느님은 바람처럼 우리의 메마른 마음에 희망의 꽃씨를 전달해 주십니다.
성령이 바람처럼 임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것이며 그 바람에 우리의 마음을 맡기면 열매는 저절로 맺게 되지요.
박인환의 시가 떠오릅니다.
메마른 언어
우리들의 언어는 메마르다/ 바람 같은 메마른 언어는/ 뜻을 낳지 못한다/나의 언어는 뜻을 낳지 못한다/ 우리들의 언어는 형태 없다/ 바람 같이 형태 없는 언어는/ 각운脚韻을 지니지 않는다/ 나의 언어는 각운을 지니지 않는다.../우리들의 언어는 바람 같은 것이다/ 바람 같은 울림만이 남는 것이다/ 바람 같은 소리만이 남는 것이다/ 나의 언어는 고백을 모르고/ 나의 언어는 기원을 모른다/ 우리들의 언어는 바람 같은 것이다/ 바람 같은 갈대를 울려 보는 것이다/바람 같은 벌판을 달려보는 것이다/ 나에겐 '그대' 부를 언어는 없다.
하지만, 주님은 메마른 우리의 언어에 희망이라는, 고백을 모르는 기호에 사랑이라는 열매를 맺게 해 주십니다. 메마른 우리의 언어로, 기호로, 품성으로 예수의 바람에 편승해서 살게 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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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 묵상
개역개정 요한복음 3장
5. 예수께서 대답하시되 진실로 진실로 네게 이르노니 사람이 물과 성령으로 나지 아니하면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갈 수 없느니라
6. 육으로 난 것은 육이요 영으로 난 것은 영이니
7. 내가 네게 거듭나야 하겠다 하는 말을 놀랍게 여기지 말라
8. 바람이 임의로 불매 네가 그 소리는 들어도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 알지 못하나니 성령으로 난 사람도 다 그러하니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