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작년 봄 여주미술관 전시회에서 인상 깊은 작품을 만났었습니다. 예전 탄차가 다니던 시절, 태백역 플랫폼에 선 가족의 사정이 물신 베어나오는 장면을 묘사한 작품이었습니다. 가난한 노동자 행색의 아버지와 그를 따라 나선 불안한 모습.어디서 왔고, 어디로 가는지 알 수 없는 가족의 행색으로보아 매우 어려운 상황에 처한 것 같았고, 그 어떤 선택의 여지도 없이 막장 삶의 종착역이었던 태백에서 조차 정착하지 못하고 어디론가 또 떠나가야만 하는 위태로운 모습에 마음이 아픈 작품이었습니다. '우리네 삶에 누구나 위기가 있고, 또 아픔이 있으나 잘 견뎌내길 빈다.'나에게도 독백하듯 작품을 감상했었던 기억이 납니다. 이 그림의 여운이 참 오래가는 듯 합니다. 해고 노동자들의 힘겨운 복직 투쟁과 회사가 청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