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2/11 5

이름이 같다고 같은 신이 아니네

이슬람권에 나스레딘 호자(Narreddin Hodza, 1208~1284)는 13세기 룸 술탄국에 살았다고 알려진 수피 현자賢者입니다. 어느 날 한 꼬마가 호두를 한 움큼 갖고 와 다섯 명의 아이에게 인원수대로 나누어 달라고 호자에게 부탁했습니다. 그랬더니 호자가 “신의 분배방식을 원하느냐, 인간의 분배방식을 원하느냐?”라고 되물었습니다. 아이는 “신의 방식으로요”라고 답을 했고, 호자는 첫째 아이부터 넷째 아이까지 모두 그 양이 달리 분배했고, 유독 다섯째 아이에게는 호두를 한 알도 주지 않았습니다. 불공평하게 나눠 받은 아이들이 혼란스러워할 때 그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신은 누구에게는 많이, 누구에게는 적게, 누구에게는 전혀 주지 않는 분이시다. 만약 너희가 인간의 분배방식을 요구하였더라면 나는 호..

카테고리 없음 2025.02.11

작별하면 안되는 것들

2024년 어느 날부터 한강의 소설 를 거반 한 달간 겨우 읽었습니다. 작년에 는 광주민주화운동의 슬픔을 가득 안고 읽었는데, 이 책은 제주 4.3 사건의 기록입니다. 해방이 되면 좋은 세상이 올 줄 알았는데, 제주에서는 말할 수 없는 비극이 시작되었고, 7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국가는 민간인 학살에 대해 책임지지 않았습니다. 일제강점기 때 군경이 해방 후에도 민중을 대하는 태도가 변하지 않았고, 인간의 존엄성을 인식하지 못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사람이 사람을 대하는 태도가 그렇게 중요한 것임을 공직에 있는 분들은 뼛속 깊이 새기면서 겸손하게 국민을 대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 봅니다. 경하, 인선의 대화로 과거를 회상하며 현재의 삶을 잔잔히 묘사하는 한강은 말합니다. “장면으로 제가 먼저 들어가서 그..

카테고리 없음 2025.02.11

자연속에 계신 하느님

“색은 나의 모든 시간을 사로잡는 집착이자 기쁨이며, 고통이다.” Claude Monet1873년 프랑스에서 열렸던 전시회 “제1회 화가 조각가 판화 무명 예술가 협회 전람회”에서 클로드 모네 작품, “인상, 해돋이”를 시작으로 인상주의는 시작되었습니다. 인상주의 전까지만해도 그림은 사실과 똑같이 그리는 것이 유행이었습니다. 당연히 인상주의 그림을 당시 사람들은 좋게 평가하지 않았고, 너무나 쉽게 거친 붓질을 한 그림에 사람들은 익숙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인상파 화가들은 사물을 얼마나 똑같이 그리는가의 한계를 넘어 빛의 향연에 초점을 맞추어 새로운 그림의 세계를 열었고, 사물이 중심이 아니라, 사물과 자연과 바다와 하늘, 꽃과 나무에 비치는 빛을 그려내기 시작했습니다. +나도 숨을 쉰다 逸晴 오범석기형..

카테고리 없음 2025.02.11

용기를 가져야 할 이유

라는 동화 책을 펼치면 첫 장에 점이 하나 찍혀 있습니다. 아! 이것은 실수입니다. 다음 장에 또 점을 찍고, 한 장씩 그림을 덧붙일 때마다 “실수를 했어요.”라는 아이의 탄성이 나옵니다. 그러나 계속 그림의 모양이 갖춰갈수록 그림은 실수가 아니라, 아주 근사한 그림으로 형태를 만들어 갑니다. 실수와 실수에 연속된 점과 선은 결국 큰 나무 위에 집을 짓고 큰 숲을 이룬 그림을 그리게 되었답니다. “실수는 새로운 시작입니다.”우리는 실수를 반복할수록 실패의 저울추에 누적되는 무게감에 침울해지고, 결국에는 사라지는 용기의 희미한 꼬리를 보면서 실천할 에너지를 상실하며 인생을 연소시킵니다. 마가는 처음에는 전도여행에서 실패하였습니다.그러나 하느님은 마가를 통해서 실수하지 않는 마가의 삶을 만들어 가셨고, 마가..

카테고리 없음 2025.02.11

의학으로 못고칠 때 하는 기도

프랑스 철학자 질 들레즈 Gilles Deleuze는 파라노이아형(편집증)인 정주하는 사람과 스키조프레니아(분열증)인 도망치는 사람을 현대의 대표적 신경증으로 구분 짓는데 현대사회에서는 편집증적인 인격장애는 분열증보다 훨씬 위험하다고 말합니다. 편집성 인격장애는 타인의 행동을 의심하고, 타인의 의도를 불신하는 경향을 띱니다. 무언가에 부정과 위협이라는 것에 꽂혀있는 전형적인 피해망상형 정체성에 가깝습니다. 반대로 분열증은 뇌 속 신경전달물질의 불균형이 원인인 질환입니다. 자아 정체성의 통일성이 부족하다는 면에서 편집증과 반대적 증상으로 보이는데 현대인이 모두 편집증과 분열증은 아니어도 중간에 다양한 신경증과 우울증은 앓고 있는 사람이 많습니다. 편집증은 자신을 해하는 경우가 많고, 분열증은 타자를 해하는..

카테고리 없음 2025.0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