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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주의 예수를 이단이라 말하는 교회

신학교를 졸업한 이후 신학에 대해 따로 공부할 여유와 시간이 부족해서 공부에 대해 손을 놓고 보낸 세월이 15년이 흘렀습니다. 요즘 가끔 심광섭 박사의 글을 보면서 다시 신학 공부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심선생님이 쓴 글를 인용해 봅니다. “워치만 니(倪柝聲, 1903~1972)라는 이름. 소년 시절 12년 위인 형님의 입에서 인도의 기독교 성자 선다 싱(1889-1929)과 함께 자주 언명된 사람, 나에게는 매우 신령한 분으로 각인되어 있다. 그러나 나는 신학을 공부하는 동안 그들의 명성과는 달리 이 두 분의 책을 선생님들로부터 소개받지 못해 결국 읽어보지 못했다. 신학 밖의 인물이라고 평가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그런데 차건 박사가 워치만 니를 연구하여 박사학위를 받고 며칠 전 충무로 사랑방을 방..

카테고리 없음 2025.02.09

주께로 한 걸음씩 왜 가지 않느냐

불경에 "보보시도량 步步是道場"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한 걸음, 한 걸음이 '수행concrescence' 이라는 뜻입니다. 20세기의 과정철학자이며 수학자였던 화이트헤트Alfred North Whitehead 1861~1947 가 "종교는 수행이다."라고 말했던 것을 보면 종교의 영역은 수행이 없이는 성숙한 수준까지 도달하는 것이 불행이지 않나 싶습니다. 왜냐하면 인간의 고통에 공감하지 못하는 종교는 사람을 변화시키기는커녕 사회에 해악을 키칠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과정철학에서는 신의 주체를 말하지 않고, '비인격적 창조성impersonal creativity' 은 특정한 존재가 아니라, 모든 과정과 사건을 가능하게 하는 보편적인 힘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이런 해석은 서양철학에서는 니체가 형이상학적..

카테고리 없음 2025.02.08

법과 양심에 대하여

생물학자 최재천 교수(이화여대 에코과학부 석좌교수)가 ‘양심conscience’이란 주제로 2024년 말에 '프란시 드 발Franciscus de Waal' 의 『공감의 시대』라는 번역 책을 냈습니다. 그의 증언에 따르면 우리 사회가 비양심적인 사람들이 더 잘사는 것은 비극적인 사회여서 팔을 걷어 붙였다고 합니다. 양심을 서양에서는 '컨시언스'라고 말하는데, 이 뜻의 어원은 사이언스(과학)와 맞닿아 있습니다. 동양에서 “양심良心'을 어질양, 마음심을 쓰는데 이는 배려와 공감에 가까운 의미로 이해한다면, 서양에서는 과학의 어원을 비추어 봤을 때 양심을 '법률적 양심'으로 해석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2025년 2월 대한민국은 대통령의 비상계엄으로 국론이 반으로 쪼개진 상황입니다.정치인들은 국가를 생각하..

카테고리 없음 2025.02.07

기쁨의 일상을 원하면

어제는 친구를 만났습니다. 지금도 국회의원 보좌관을 하며 정치를 꿈꾸던 친구가 말했습니다. "세상을 바꾸기 위해서 정치를 하면 안될 것 같다. 오히려 아무것도 안할 생각을 해야지 정치를 할 수 있더라. 그래서 나는 4년 후부터 아무것도 안하련다."이 말을 들은 나는 더 이상 묻지 않았습니다. 아무것도 안한다는 말이 정치를 안하겠다는 말인지, 아니면 정치를 하겠다는 말인지 알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넬슨 만델라의 자서전을 읽었을 때, 이런 말이 생각났습니다. "결코 넘어지지 않는 것이 아니라 넘어질 때마다 일어서는 것, 거기에 삶의 가장 큰 영광이 존재한다."일본 교세라 그룹의 창시자이며 경영의 신으로 불렸던 이나모리 가즈오의 주옥 같은 말들이 많지만 그는 큰 일을 이루기 위해서는 큰 에너지가 필요하고,..

카테고리 없음 2025.02.06

예수가 말하는 노동

어제 춘천 기온이 영하 17도였습니다. 몇년 전 택배 현장일을 했을 때 어느해인가 서울이 영하 17도였던 날 새벽 분류를 위해 출근한 날이 있었습니다. 한파에 밖에서 일하는 노동자의 고초는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만큼 고통스럽답니다.그날 기독교방송에서 Pat Boone의 목소리로 흘러 나오는 찬송가를 듣는데 황홀함에 빠져 추위를 이겨냈었던 기억이 납니다. 2021년 2월에 마이클 샌델(하버드 정치학과 교수)이 『공로의 횡포Tyranny merit 』에서 공리주의 철학의 계승자 답게 “공동선”의 새로운 기준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공로는 능력주의에서 얻어진 보상의 의미로 합리적일 것 같지만, 우리 사회에 미치는 폐단이 너무 커서 보상에 따르는 세금부과 요율 적용부터 공동선의 가치적 기준 잣대를 새롭게 재편해..

카테고리 없음 2025.02.05

노이로제와 하느님의 세계

같은 교회 교인 중에 70세가 넘으셨는데 요즘 고통의 문제에 대해 책을 보시면서 고통을 잘 극복할 수 있는 공부를 하신다는 말씀을 들었습니다. 우리가 겪는 일상에서의 고통이나, 전쟁과 같은 폭력으로부터 닦치는 고통이나, 재정적 어려움으로부터 오는 고통이나, 직장에서 해고 되는 고통이나, 육신의 몸이 아픔으로 고통스러운 것도 인간이 겪는 고통은 다 같은 심리적, 육체적인 고통이 따릅니다. 하느님은 왜 나에게 이런 고통을 주시는가.프랑스의 언어학자 페르디낭 드 소쉬르Ferdinand de Saussure가 말했던 '시니피앙Signifiant' 곧 기표와 '시니피에Signifié' 기의의 이해 없이 고통의 현상에만 집중하게 되면 내가 왜! 아픈 것인지, 알지 못하고 괴로워만 하게 됩니다. 이 때 발병할 수 ..

카테고리 없음 2025.02.04

그리스도인의 성화sanctification

동학창시자 수운 최재우 선생의 '시천주時天主' 사상은 "인간 속에 하느님이 있다"는 사상입니다. 동학의 2대 교주 해월 최시형 선생의 '양천주養天主' 사상은 "사람을 하늘처럼 섬기라"는 사상입니다. 동학 3대 교주 손병희 선생의 '인내천人乃天'은 "사람이 곧 한울(하느님)이다."라는 사상입니다. 우리 속에 신성을 길러 내는 것이 동학의 양천주 사상입니다. 그리스도교는 하느님의 아들, 딸로서 사는 것인데 하느님을 양육하고 하느님을 행하는 것이 바로 그리스도교의 가르침과 맞닿아 있습니다.수운 최재우의 시천주 사상은 얼마전에 제 묵상 글에서 소개해 드렸던 신학자 중에 M. 로버트 멀홀랜드 주니어가 말했던 것과 맞닿아 있습니다. "모든 인간은 하는님이 말씀하여 존재하게 된 말씀(a word)이다.“매우 동..

카테고리 없음 2025.02.04

바람처럼 살고 싶다.

30년 넘게 농촌 목회를 하신 목사님이 하신 말씀이 하필 오늘 인천 끝트머리까지 가는 지하철에서 생각이나는 이유를 모르겠다. “농사는 농부가 짓는 게 아니라, 바람이 짓는 겁니다.”그 이유를 옥수수의 꽃대는 옥수수대 제일 위에 피는데, 이게 올라오면 암꽃인 우리가 알고 있는 옥수수수염이 나옵니다. 수염이 꽃인 셈입니다. 바람이 없으면 수꽃에서 나오는 송홧가루가 암꽃에 수정을 할 수 없습니다. 바람이 나려다 주는 꽃가루 때문에 옥수수 알갱이 열매를 맺는다는 겁니다. 바람이 없이는 세상의 모든 열매는 없다는 말이지요. 메마른 시대, 잔인한 세대, 부끄러움을 모르는 양심들 속에서 우리는 각자도생 하는 것처럼 삽니다. 하지만 예수는, 성령 하느님은 바람처럼 우리의 메마른 마음에 희망의 꽃씨를 전달해 주십니다. ..

카테고리 없음 2025.02.01

겸손에 대하여

사막 교부 중에 시메온 스틸리테스Symeon Stylites, 390~459는 돌기둥 위에서 37년간 극단적 금욕 생활을 한 인물로 다음과 같은 말을 했습니다. "고통 속에서 하느님께 감사하라. 그것이 진정한 경건이다."초대 사막 교부들의 자학적 금욕주의는 이해할 수 없지만, 인간이 추구하는 ‘피안彼岸’은 말 그 대로 ‘언덕 넘어’ 보이지 않는 세계의 동경에서 시작된 것이어서 그들이 집착했었던 금욕도 하느님께 향한 하나의 예배가 아니었을까 생긱해 봅니다. 아빌라의 성 테레사Saint Teresa of Ávila,1515–1582도 겸손을 영적 성장의 덕목으로 삼았던 스페인의 대표적 수도자였는데 이렇게 말했습니다. "겸손은 진리를 걸으며 자신을 있는 그대로 아는 것이다."이 말은 겸손은 자신을 낮추는 것이..

카테고리 없음 2025.02.01

결핍과 채움의 전쟁터

고흐Vincent van Gogh는 프랑스 생 레미 드 프로방스Saint-Rémy-de-Provence 정신병원에서 힘든 시기를 보낸 후 파리 근교 오베르 쉬르 우아즈로 여행을 하는 마음으로 이사를 했습니다.1890년 5월 21일에 오베르에 도착한 고흐는 7월 29일 삶을 마감하기까지 두달여 동안 70여점의 유화를 남겼고, 그 작품들은 세계 미술사에 위대한 작품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1890년 1월 18일 브뤼셀의 20인전에 고흐의 유화 여섯 점이 전시되었습니다. 그의 작품을 가지고 당시 권위 있는 평론가의 평론이 『르 메르퀴르 드 프랑스』에 실렸습니다. 이 때 이란 작품이 안나 보흐Aana Boch라는 화가이자 그림 수집가에게 400프랑에 팔렸습니다. 이 그림이 고흐의 900여점의 회화와 1,100점..

카테고리 없음 2025.01.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