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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이로제와 하느님의 세계

같은 교회 교인 중에 70세가 넘으셨는데 요즘 고통의 문제에 대해 책을 보시면서 고통을 잘 극복할 수 있는 공부를 하신다는 말씀을 들었습니다. 우리가 겪는 일상에서의 고통이나, 전쟁과 같은 폭력으로부터 닦치는 고통이나, 재정적 어려움으로부터 오는 고통이나, 직장에서 해고 되는 고통이나, 육신의 몸이 아픔으로 고통스러운 것도 인간이 겪는 고통은 다 같은 심리적, 육체적인 고통이 따릅니다. 하느님은 왜 나에게 이런 고통을 주시는가.프랑스의 언어학자 페르디낭 드 소쉬르Ferdinand de Saussure가 말했던 '시니피앙Signifiant' 곧 기표와 '시니피에Signifié' 기의의 이해 없이 고통의 현상에만 집중하게 되면 내가 왜! 아픈 것인지, 알지 못하고 괴로워만 하게 됩니다. 이 때 발병할 수 ..

카테고리 없음 2025.02.04

그리스도인의 성화sanctification

동학창시자 수운 최재우 선생의 '시천주時天主' 사상은 "인간 속에 하느님이 있다"는 사상입니다. 동학의 2대 교주 해월 최시형 선생의 '양천주養天主' 사상은 "사람을 하늘처럼 섬기라"는 사상입니다. 동학 3대 교주 손병희 선생의 '인내천人乃天'은 "사람이 곧 한울(하느님)이다."라는 사상입니다. 우리 속에 신성을 길러 내는 것이 동학의 양천주 사상입니다. 그리스도교는 하느님의 아들, 딸로서 사는 것인데 하느님을 양육하고 하느님을 행하는 것이 바로 그리스도교의 가르침과 맞닿아 있습니다.수운 최재우의 시천주 사상은 얼마전에 제 묵상 글에서 소개해 드렸던 신학자 중에 M. 로버트 멀홀랜드 주니어가 말했던 것과 맞닿아 있습니다. "모든 인간은 하는님이 말씀하여 존재하게 된 말씀(a word)이다.“매우 동..

카테고리 없음 2025.02.04

바람처럼 살고 싶다.

30년 넘게 농촌 목회를 하신 목사님이 하신 말씀이 하필 오늘 인천 끝트머리까지 가는 지하철에서 생각이나는 이유를 모르겠다. “농사는 농부가 짓는 게 아니라, 바람이 짓는 겁니다.”그 이유를 옥수수의 꽃대는 옥수수대 제일 위에 피는데, 이게 올라오면 암꽃인 우리가 알고 있는 옥수수수염이 나옵니다. 수염이 꽃인 셈입니다. 바람이 없으면 수꽃에서 나오는 송홧가루가 암꽃에 수정을 할 수 없습니다. 바람이 나려다 주는 꽃가루 때문에 옥수수 알갱이 열매를 맺는다는 겁니다. 바람이 없이는 세상의 모든 열매는 없다는 말이지요. 메마른 시대, 잔인한 세대, 부끄러움을 모르는 양심들 속에서 우리는 각자도생 하는 것처럼 삽니다. 하지만 예수는, 성령 하느님은 바람처럼 우리의 메마른 마음에 희망의 꽃씨를 전달해 주십니다. ..

카테고리 없음 2025.02.01

겸손에 대하여

사막 교부 중에 시메온 스틸리테스Symeon Stylites, 390~459는 돌기둥 위에서 37년간 극단적 금욕 생활을 한 인물로 다음과 같은 말을 했습니다. "고통 속에서 하느님께 감사하라. 그것이 진정한 경건이다."초대 사막 교부들의 자학적 금욕주의는 이해할 수 없지만, 인간이 추구하는 ‘피안彼岸’은 말 그 대로 ‘언덕 넘어’ 보이지 않는 세계의 동경에서 시작된 것이어서 그들이 집착했었던 금욕도 하느님께 향한 하나의 예배가 아니었을까 생긱해 봅니다. 아빌라의 성 테레사Saint Teresa of Ávila,1515–1582도 겸손을 영적 성장의 덕목으로 삼았던 스페인의 대표적 수도자였는데 이렇게 말했습니다. "겸손은 진리를 걸으며 자신을 있는 그대로 아는 것이다."이 말은 겸손은 자신을 낮추는 것이..

카테고리 없음 2025.02.01

결핍과 채움의 전쟁터

고흐Vincent van Gogh는 프랑스 생 레미 드 프로방스Saint-Rémy-de-Provence 정신병원에서 힘든 시기를 보낸 후 파리 근교 오베르 쉬르 우아즈로 여행을 하는 마음으로 이사를 했습니다.1890년 5월 21일에 오베르에 도착한 고흐는 7월 29일 삶을 마감하기까지 두달여 동안 70여점의 유화를 남겼고, 그 작품들은 세계 미술사에 위대한 작품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1890년 1월 18일 브뤼셀의 20인전에 고흐의 유화 여섯 점이 전시되었습니다. 그의 작품을 가지고 당시 권위 있는 평론가의 평론이 『르 메르퀴르 드 프랑스』에 실렸습니다. 이 때 이란 작품이 안나 보흐Aana Boch라는 화가이자 그림 수집가에게 400프랑에 팔렸습니다. 이 그림이 고흐의 900여점의 회화와 1,100점..

카테고리 없음 2025.01.31

강물처럼 흐르는 하느님 나라

예전에 파울로 코엘료의 『흐르는 강물처럼 』 에는 인간 관계에 대해 주목할만한 글을 읽은 적이 있었습니다. "모든 사람은 보이지 않는 끈으로 서로 연결되어 있어요. 이 그물망은 우리의 행동 여하에 따라 탄탄해질 수도, 느슨해질 수도 있지요. 가끔 아무것도 아닌듯 보이는 행동으로 많은 것을 구하거나, 망가뜨릴 수 있는 말이에요... 인간관계란 거대하고 끊어지기 쉬운 거미줄 같은 거예요."(115) 제가 과거에 노숙인들과 그 분들의 자활을 위해 힘썼던 시절에 상담하면서 들었었던 말들 중에 많은 빈도를 차지했었던 주제가 있었습니다.하나는 과거에 가족으로부터 또는 사람을 잘못 만남으로서 파괴되었던 마음의 상처를 호소하는 분들이 많았었고, 다음으로 사회에서의 단절을 경험하는 혹독한 외로움을 호소하시는 분들이 많..

카테고리 없음 2025.01.31

그리스도인의 이정표

"외울줄 밖에 모르는 공부가 나라를 망쳤다."다산茶山 정약용丁若鏞(1762~1836)의 말씀입니다. 조선 후기 시대 다산이 활동하던 때의 주요 당파는 노론과 소론이었습니다. 노론은 보수적인 성향을 가진 반면, 소론은 상대적으로 진보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정약용은 소론에 속했으며, 그의 사상과 개혁적 접근은 소론의 입장과 일치했습니다.상대적으로 개혁적인 입장이었던 정조 사후에 순조 시대에는 보수적인 입지가 강화되었습니다. 이 시대에는 안동 김씨와 같은 가문이 권력을 독점하던 시대였고, 다산은 이러한 정치적인 혼란 속에서 개혁적인 실학사상을 주장하다가 유교사상과 갈등을 빚고, 1801년 그의 나이 40세에 전라남도 강진으로 유배를 가게 됩니다.그의 형인 정약종이 예수쟁이로 신유박해에 순교를 당하고 ..

카테고리 없음 2025.01.31

밥 짓는 시인

아들이 아침에 툭 한 마디 합니다. "목사가 영성에 관한 이야기를 해야지 요즘 점점 금융과 주식 이야기를 하는 것 같아"지금껏 세상을 좀 더 알아야지, 하면서 뼈를 갈아 넣는 심정으로 새로운 영역의 일을 채근해가며 쉼없이 달려오다보니,정말 중요한 것을 잃어버린 것은 아닌지.아들의 무심코 내밷은 말 한 마디에 정신이 번쩍 났습니다. 2025년 설날 명절 휴일을 앞두고 친구들을 만났었는데, 그 친구 중에 하나가 비슷한 말을 한 것이 갑자기 기억이 납니다. "너는 존재가 아름다운 사람인데 뭘 자꾸 하려고 하니, 그 아름다움을 잃지 않는 친구가 되었으면 좋겠다."과분한 칭찬입니다. 제가 들어야할 말도 아닌 것 같았고, 요즘 살아가는 삶을 돌아보게 되었습니다.오늘 아침엔 어려서부터 교회 형으로, 나이가 들어서는 ..

카테고리 없음 2025.01.30

이 세상도 그 정욕도 다 지나가되

세상이 급변한다는 말을 실감하는 요즘을 보내는 것 같습니다. 글로벌 빅텍크BIG Tech 기업은 대부분 미국을 중심으로 포진 되어 있고, 미국 정부는 정책 자체를 보호무역주의로 선회하였으며 가장 위협이 되는 중국에 반도체 수출을 국제적으로 제한하고 있습니다. 지난 며칠 전 2025년 1월 28일 까치 설날에 미국의 대장주로 불리는 앤비디아 주가가 하루에 17%가 빠지는 쇼크가 발생했었습니다. 그날 하루만에 투자 재벌들의 자산이 155조가 증발 되었습니다. 중국 AI 딥시크DeepSeek가 미국 나스닥에 준 충격은 개발 비용입니다. 딥시크의 기술 보고서에 따르면 딥시크-V3 개발에 투입된 비용은 557만6000달러(약 78억8000만원)로, 엔비디아의 H800 GPU를 시간당 2달러에 2개월 동안 빌린 ..

카테고리 없음 2025.01.29

천사들의 부엌

스페인 프라도 미술관에 소장되어 있는 그림 중에 그리스도교에서 성화聖化적 삶을 위해 강조한 겸손과 성실함을 잘 나타내는 작품이 있습니다. 17세기 스페인의 바로크 미술을 대표하는 화가 바르톨로메 에스테반 무리요 Bartolomé Esteban Murillo, 1617–1682의 작품 '천사들의 부엌 The Angels' Kitchen'입니다.이 시대의 스페인은 네덜란드의 독립과 영국 함대에 의한 스페인 무적 함대의 참패 등으로 스페인의 황금시대가 저물어가던 때 스페인의 안달루시아 지방의 주도인 세비야에서 활동했던 작가의 작품입니다.특별히 이 그림은 세비야 프렌체스코 수도원 중앙 정원 클로이스터 벽에 장식하기 위해 제작된 12개의 그림 연작 중 하나입니다. 이 그림에는 전설이 있습니다. 성 로렌조 수사는..

카테고리 없음 2025.01.28